2024 회고

Essay
2024-12-22

정규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 해라 나에게는 매우 의미가 깊다.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회고를 남겨보려고 한다.

2024년을 시작하면서 세웠던 목표가 크게 3가지 있다.

1. 새로운 집단에 소속되기

학생이자 취준생 시절에 IT 동아리 SOPT 활동을 참 열심히 했다. 2021년 9월에 시작했는데, 2024년 1월까지 활동을 이어갔을 정도로 나에겐 애정이 깊은 곳이다. 한 집단에서 꽤 오래 활동하기도 했고, 1월에 입사를 하게 되면서 최소한 수습 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회사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다음 기수를 지원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회사에 적응하고 나면 다시 새로운 집단에 소속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개발자로서 성장하기 위해 커뮤니티 활동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만남은 새로운 배움으로 이어진다는 말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내가 속하고 싶었던 새로운 집단은 크게 3가지로 스터디, 글또, Korean FE Article Team이었다.

✅ 스터디

스터디는 남자친구 소개로 참여하게 되었고,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와 '자바스크립트 + 리액트 디자인 패턴' 책을 완독할 수 있었다.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에서 읽은 내용은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특히 도움이 됐다. 스터디 준비를 이유로 갤럭시 탭도 하나 장만했는데 여기저기 들고 다니면서 책을 많이 읽고 있다.

링크드인에서 독서 모임과 관련된 을 읽은 적 있다. 스터디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어 인용해 본다.

혼자 읽고 좋았다고 느끼는 것과 그 책에서 자신이 좋다고 느낀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다른 사람이 좋았다고 느끼는 부분을 경청하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일일 수 있다.

책은 혼자서도 충분히 읽을 수 있지만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면, 본인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어서 좀 더 정밀하게 본인이 책에서 얻는 것들을 정리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다 보면 본인은 미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대목들에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함께 책을 읽으면 관계도 쌓이고, 혼자 책을 읽을 때는 자극되지 않은 뇌 부분도 자극된다고 하니, 함께 읽는 것의 장점은 최소 일석사조인 셈.

혼자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도 함께 읽고 나누고 대화하면서 혼자 읽은 것보다 더 큰 의미와 맥락을 만들어내는 과정일 수 있다. 어쩌면 그게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이 독서를 완성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고.

✅ 글또

'글또'는 '글 쓰는 또라이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이름의 개발자 글쓰기 모임이다. 6개월 동안 2주 간격으로 블로그에 글을 작성하는 룰 덕분에 기술 블로그를 잘 관리하고 있다.

❌ Korean FE Article Team

'Korean FE Article Team'은 프론트엔드 글을 큐레이팅하고 번역해서 메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팀이다. 프론트엔드 생태계에 기여하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해 나도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었고 모집 소식이 뜨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던 중 활동하시는 분들의 화려한 이력을 보게 되었고, 나는 좀 더 경험을 쌓은 뒤에 도전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록 올해는 지원을 포기했지만, 몇 년 뒤 회고 글에는 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내용을 작성할 수 있으면 좋겠다.

2. 커리어 성장

✅ 회사 적응

나에게 첫 번째 우선순위는 회사 적응이었다.

첫 출근 후 아빠의 카톡 ♥️

신입사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니 뭔가를 혼자 해내려 애쓰기보다는 질문을 잘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아빠의 말을 되새겼다. 아무리 바보 같은 질문을 해도 괜찮은 시기는 지금뿐이라고 생각하며 모르는 걸 그냥 넘기지 않으려고 했다.

B2H는 B2C와 달라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활용하기보다는 새롭게 학습할 것이 많았다. 또한 Redux, 다국어, 차트에 대한 경험이 없어 코드를 파악하는 단계부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서 부족함을 드러내기 싫었고, 퇴근하고도 노트북을 많이 들여다봤다. 협업했던 동료분들에게 아래와 같은 리뷰를 받고 나서야 '나 이 회사에 잘 적응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도전적인 상황이 생겼을 때, 우선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만약 할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대안을 제안합니다. 비관적 태도보다 긍정적 태도가 앞서는 개발자라 협업자로서 신뢰도가 높습니다.

망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질문합니다. 자신이 맡은 태스크에 책임감이 강하며,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구현을 잘 해내려는 의지가 돋보입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1년 차 임에도 불구하고 2년 차 이상의 개발자 역량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으로 있고, 실제로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진지하게 들어주며 반응을 항상 해주어, 의견을 자신 있게 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일 처리가 빠른 개발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입 개발자로 입사하여 오래된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파악하기도 쉽지 않았을 건데 개발 범위들을 나누고 필요한 부분부터 작게 개선해 나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개발자로서의 성장에 관심이 많고, 본인과 조직의 부족한 점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해결방안을 제안합니다. 주어진 업무 외에도 제품 및 코드의 품질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찾고, 실행합니다.

크고 작은 모든 업무에 속도가 빠르고 정확합니다. 같은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해서 여러 작업들을 깔끔하게 하고자 합니다. 덕분에 간과했던 작업들을 팀원들이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경험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 발표

사내에서 '점진적으로 프론트엔드 기술 부채 해결하기'를 주제로 발표했다. 67장의 슬라이드를 준비했고, 혼자서 1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 발표는 나에게 두 가지 큰 의미가 있다. 첫째, 기술 부채의 심각성과 해결해야 하는 이유를 개발 직군과 비개발 직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전달한 자리였다. 둘째, 큰 무대에서 발표하고 싶다는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 개발자 행사 참여

원래도 개발자 행사에 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올해는 유독 많이 참여했다. '네이버 DAN, if(kakao), 당근 테크 밋업, 토스증권 프론트엔드 챕터의 밤, FEConf, 인프런 퇴근길 밋업, 구름 COMMIT'까지 총 7번이나 다녀왔다.

그중에서도 당근 테크 밋업은 프론트엔드와 관련된 인사이트를 많이 얻을 수 있었던 행사이기에 올해 최고의 행사로 꼽고 싶다. 토스증권 프론트엔드 챕터의 밤에서는 토스증권이 프론트엔드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든 행사가 만족스러웠다면 거짓말이고 실망스러웠던 행사도 있었지만, 올해도 많은 행사에 참여한 덕분에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

✅ 성장에 대한 인사이트 수집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일해야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성장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글 3개만 뽑았다.

✅ 부족한 기술 스택 공부 및 적용

나는 그동안 테스트 코드의 우선순위가 높지 않은 환경에서 개발해왔기 때문에 테스트 코드를 작성한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초 입사한 회사에서 yarn test를 실행하면 92개의 테스트가 모두 실패하는 레거시 프로젝트를 접한 뒤, 테스트 코드의 중요성을 깨닫고 관련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막막함을 느끼던 시기에 마침 '프론트엔드 테스팅과 설계'를 주제로 하는 세미나를 들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후기는 이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효하지 않은 테스트 코드는 전부 제거하자고 제안했던 것을 시작으로, 테스트 환경도 Vitest로 재구축하게 되어 속이 시원했다.

🔺 블로그 글 10개 이상 작성

블로그 글 10개 이상 작성을 목표로 했지만, 지금 쓰고 있는 회고 글까지 총 7개를 작성했다. 글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서 아직도 글쓰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글또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글쓰기도 수월해지고 개수도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는 내 기술 블로그를 넘어서 회사 기술 블로그에도 글을 남겨보고 싶다.

❌ 멘토링

2022년 1월 동아리 멘토로 처음 만났던 이소영님은 지금까지도 내가 가장 존경하는 개발자이며, 소영님으로부터 내가 되고 싶은 개발자의 모습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가 되길 바라며 내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도움에는 어떤 게 있을지 돌이켜 봤다.

주변으로부터 이력서 봐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기도 했고, 올해 11월 이직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채용 시장에 대한 실질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멘토링 플랫폼에 이력서 검토관으로 지원해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이력서 검토 외에도 담당해야 하는 게 있어서 아쉽지만 활동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멘토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도전해 보고 싶다.

3. 운동

3가지 목표 중 운동에 가장 무심했다. 취준이 막 끝난 나에게는 이렇다 할 취미가 없었는데, 헬스케어 회사에 입사해서 그런지 운동을 취미로 가져보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얼떨결에 사내 클라이밍 동호회에 가입해 클라이밍을 시작했지만,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해 몇 번 시도하고 말았다. 이직 후에는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면서 출퇴근 시간을 운동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내년에는 헬스장이라도 등록해서 건강을 좀 챙겨야겠다.

마치며

이직한 뒤로 삶의 만족도가 크게 올라갔다. 당분간 이직 고민 없이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2025년에는 커리어 성장, 운동, 경제, 새로운 경험이라는 네 가지 목표를 골고루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